|
무채색 겨울을 밀어내는 훈훈한 봄바람이 조만간 불어올 태세다. 가을, 겨울 동안 질리게 봐왔던 앙상 한 나뭇가지에 갖가지 빛깔의 봄 꽃들이 피어날 날이 멀지않은 게다. 빨강, 노랑, 분홍 등 높은 채 도의 고운 색으로 화장한 봄 꽃들은 기다리는 사람들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천히 애를 태우며 피어 난다. 그러나 그네들의 아름다운 일생은 어찌 그리 짧은지, 피었다 싶으면 어느새 떨어 져 땅바닥에 뒹굴어 버리니, 그 짧은 때를 맞춰 봄 꽃 놀이를 계획한다면 눈 여겨보자. 이 나라 어디 에서 어떤 색의 꽃이 언제쯤 피는지… 동백꽃, 붉고 단아한 자태 충남 서천 이남의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동백나무는 사시사철 푸른 상록수로, 잎이 돋기 전에 꽃부터 피우는 다른 봄 꽃들과 달리 초록빛 싱그러운 잎새 사이로 붉은 꽃망울을 피워낸다. 보통의 봄 꽃들보다 크기도 커서 어린아이 주먹만한 꽃 봉우리가 맺는데, 꽃이 질 때도 봉우리 채 떨어지는 모양 세가 독특하다. 한겨울인 12월부터 4월 봄까지 피는 단아한 붉은 자태의 동백꽃은 겨울 꽃인 동시에 봄 꽃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동백꽃 여행지는 3월경에 찾을 때 가장 꽃이 만발한 모습을 볼 수 있다. |
|
산수유, 유채꽃, 개나리, 노란빛 화사함 도시인에게 봄의 시작은 흔히 노란색으로 연상된다. 도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개나리 덕분인데, 샛 노란 빛깔로 상춘객을 유혹하는 봄 꽃 중에 가장 먼저 개화하는 꽃이 산수유다. 살얼음이 녹지 않은 2 월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3월 중순이면 절정을 이룬다. 여러 가지 약효가 많아 약재로 재배되어 온 산수유나무는 주로 마을 인근에서 자라는데, 온 마을을 가득 채우는 노란 꽃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화 사하게 밝혀준다. 국내 산수유 생산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마을 은 산수유꽃 구경에 가장 이름이 높다. 마을 전체가 샛노랗게 물드는 3월 19일부터 10일 간 산수유꽃축제가 열린다. 이천 백사면의 산수유마을 은 서울과 가까워서 최근에 유명해진 산수유꽃 여행지로, 백사면의 도립리마 을과, 마을에서 원적산의 영원사로 향하는 길목에 군락으로 핀다. 구례보다 보름 정도 늦게 개화하여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
|
진달래, 철쭉, 복사꽃, 온 산에 불타는 꽃분홍 설레임 개나리와 함께 우리나라 봄 꽃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진달래는 나즈막한 산허리에 지천으로 피어난다. 유난히 시인들의 영감을 자극해온 진달래는 올 봄에도 화려하게 피어 봄을 느끼러 찾아온 여행객들을 반길 텐데, 3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여 4월 중순이면 만개한다. 진달래 여행지라면 여수 영취산 을 최고 로 꼽을 수 있다. 영취산 15만평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진달래는 중턱을 넘어서부터 정상까지 온통 뒤 덮여 마치 불 붙은 듯한 절경을 만들어낸다. 3월 말이나 4월 초, 진달래가 절정을 이룰 때 영취산 진달 래축제가 열린다. 대구 달성 비슬산 정상에서도 진달래가 만발한 초원을 목격할 수 있다. 정상(대견봉) 에서 조화봉까지 약 4km에 걸친 능선은 시야가 탁 트이는 초원인데, 이 능선에 진달래가 만발한다. 4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하는 비슬산 진달래는 4월 말경에 만개한다. |
|
매화, 벚꽃, 눈처럼 흩날리는 연분홍 꽃송이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리는 매화는 예부터 우리에게 특별한 꽃이다. 2월부터 피기 시작해 3월 중순이 절정이고, 꽃이 지고 나면 열매인 매실로도 각광받는다. 매화의 정취에 푹 빠져볼 수 있는 여 행지로는 전남 광양의 섬진강 매화마을 을 최고로 친다. 이 마을은 논과 밭에 곡식대신 매화를 심어 해 마다 3월이면 온 세상이 하얀 꽃으로 덮인다. 10만 그루의 매화나무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꽃 세계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이다. 매화 꽃 사이로 섬진강이 바라보이고 산과 강 그리고 매화꽃이 어우 러지는 풍경은 취화선, 다모 등의 드라마나 영화의 배경장소로 인기일 만큼 그 모습이 아름답다. 이 곳에서 열리는 매화축제 기간에 가장 아름다운 매화를 감상할 수 있는데, 올해는 3월 12일부터 10일간 축제가 열린다. |
|
사찰 입구의 벚꽃길은 유난히 명소가 많아서, 일일이 소개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 중 유난이 큰 꽃송이 의 왕벚꽃으로 유명한 계룡산 동학사 가 있다. 유성의 박정자마을에서 동학사 주차장까지의 4km 도로에 탐스러운 왕벚꽃이 여행객들을 맞는다. 일반 벚꽃보다 빛깔이 짙고 꽃송이가 큰 왕벚꽃은 남해 충렬사 (충무공을 모신 사당) 벚꽃길의 자랑이기도 하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초입까지 이어지는 쌍계사 십리 벚꽃길에서 환상적인 벚꽃터널을 통과해볼 수도 있다. 도로 양쪽으로 울창한 벚나무 가지는 도로 위로 서로 맞닿아 말 그대로 하늘까지 벚꽃으로 덮인 벚꽃터널을 만들어준다. 이 길을 함께 걸은 연인은 결 혼을 하게 된다 하여 '혼례길'이라 불리기도 한다. 전북 완주 송광사 입구의 2km가 넘는 벚꽃길에서도 벚꽃 터널을 만나볼 수 있다. |
출처 : 사파이어의 플래닛입니다.
글쓴이 : 사파이어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