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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중원회관의 낙지연포탕,짱뚱어탕

나랑께 2006. 12. 8. 09:22

▲ 연포탕
ⓒ 함인호

영암군청 앞은 오래된 낙지집들이 많다. 갈낙탕 연포탕 짱뚱어탕들이 기본 차림이다. 워낙 영암 낙지가 유명한지라 이 부근의 식당들은 대개 대규모이다. 관광버스 몇 대 정도는 거뜬히 수용하고 남을 정도. 그래서 아담한 방이나 분위기를 원한다면, 그건 아니다.

낙지는 9∼10월이 가장 많이 나오는 제철이다. 8월에는 많이 잡히지 않아 값이 비싸고 크다. 6∼7월 산란기를 지나 자란 놈들이 9∼10월에 잡히는 것이다.
‘중원회관’(주인 문희례·신일진)은 35∼36년 된 집. 30년 넘게 주인 문희례(69)씨가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변하지 않은 ‘한결같은’ 맛을 내고 있는 셈이다.

▲ 낙지구이.
ⓒ 함인호
연포탕이든 갈낙탕이든 세발낙지보다 조금 큰 것이 가장 맛있다.
갈낙탕. 갈비와 낙지를 넣어 끓인 탕. 우선 한우 수소 갈비를 손질한다. 기름기 없애고 핏물 쫙 빼 가지고 양념에 재어서 살이 무를 때까지 곤다. 기름을 걷어내고 갈비를 건져낸 다음 남은 국물에 다시마 양파 대파 등 양념을 넣어서 계속 끓여 갈낙탕 국물을 만든다. 간을 한 국물에 갈비와 산낙지를 넣어 끓이면 갈낙탕.

연포탕은 국물이 또 다르다. 바닷가재 조개(겨울철에는 석화) 새우 다시마 등을 넣어서 육수를 만든다. 낙지는 목포에서 온다. 8월에는 낙지가 크고 비싸다. 평상시 낙지 세 마리씩 넣었던 것을 8월에는 비싸서 한 마리 정도씩 밖에 못 넣는다. 그렇지만 크다. 항상 산낙지를 쓰기 때문에 시세에 따라 갈 수밖에 없다. 9∼10월 제철이 되면 훨씬 맛있는 낙지를 맛볼 수 있다. 연포탕 국물 맛이 시원하고 낙지가 보드랍다.

▲ 짱뚱어타.
ⓒ 함인호
짱뚱어탕맛도 빼놓을 수 없다. 짱뚱어는 고흥에서 가져온다. 양식이 안 되는 것이라 그 옛날부터 짱뚱어 잡는 사람들이 잡아서 대고 있다. 삽으로 파서 잡아오기도 하고 낚시로 잡아오기도 한다. 상처가 안 난 삽으로 잡은 짱뚱어들이 오래가고 싱싱하다.

짱뚱이 배를 따서 애하고 알은 따로 놔두고 짱뚱어를 삶는다. 살 발라 낼 수 있을 정도로 고아지면 살은 발라내고 뼈와 머리를 곤다. 그 국물에 된장 양념하고 철따라 고사리 머우대 시래기 미나리 등을 넣고 고춧가루 들깻가루 찹쌀가루 마늘 생강 파 등을 넣어서 끓이는 것이다. 말로는 쉬울 것 같은데 된장맛 내기가 ‘애롭다’. 된장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된장 맛만 나고 너무 적게 들어가면 담백한 맛이 안 난다. 찹쌀·들깻가루가 들어가서 적당히 듬쑥하니 텁텁하고 진듬진듬한 고소한 맛이다.

반찬으로 놓인 토하젓. 진한 흙내가 입안에 퍼져 오래 남는다.
주인 문희례(69)씨는 “좋은 양념을 많이 넣는다. 마늘씨 참기름 깨 생강이 엄청 많이 들어간다”는 것으로 이집 맛의 비결을 요약했다.

▲차림: 짱뚱어탕 8000원, 연포탕 1만2000원, 갈낙탕 1만4000원, 낙지구이 시가
▲주소: 영암군 영암읍 동무리(영암군청 앞)
▲전화: 061-473-6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