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행

[스크랩] 섬진강을 통째로 보둠고 사는 사람들!

나랑께 2006. 3. 10. 16:07
"어이~! 뭣 헝가?
섬진강을 통째로 보둠고 사는 사람들!
 

이런 재미 아요?

"어이~! 뭣 헝가? 여그 참말로 존 디가 있는디, 언능 와 보게! 옴시롱 좋은 매실주나 한병 치끼 들고 오고...!" "성님! 시방 술 자시다가 술 떨어징깨 나 부르는 거지라?" "그것도 있는디 참말로 존 디라서 자네가 꼭 와 봐야 됭깨 부르는 거여!" "정때 누가 매실 엑기스 가질로 온다 해서 안 가고 잡은디요...?" "거그는 낼 오라 허고 잔소리 말고 쌔게 오랑깨!"

날도 더분디 아직질에 땀 좀 빼고 나서 정심 묵고 낭깨 잠이 밀리와서 막 한숨 때릴라는디, 선 잠을 깨배서 못 인나고 몬지작 기리고 있쓸랑깨 몬춤 한숨 때리던 각시가 이약 소리에 깨 갖고, "뭔 전화요?" 허고 묻는다.

"아! 글씨! 금촌 성님이 섬진강서 배 타고 놈서 괴기 잡아 묵는다고 술 한병 치끼 들고 언능 오라는그마!" "아주버님이 술이 떨어졌던갑그마! 근디 괴기 잡는 디라먼 귀경 가 봅시다!" 각시가 몬춤 설치고 나서는 판이라 털고 인나 갖고 재 넘어 동내로 찾아 갔는디, 아따! 여그는 신선놀음이 아니라 남해 용왕님 고방을 넹기다 보고 사는 사람들이 있그마 이~!

수 백리를 이서 내리오던 섬진강이 남해 바다를 만날라고 허는 딘디, 웃물을 다 받아 모타 농깨 강인지 바단지 언능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배지가 빵빵헌디, 그 욱에다가 빠지(바지선을 글캐 부르더마!)를 띄워 놓고는 그 너른 섬진강이 다 주구 어장이라고 큰소리 치는디, 허기사 그물만 치먼 괴기는 지천잉깨 선주 성님이 그런 대포 정도는 쳐도 되것더라고...!

큰 부둣가에 있는 바지선허고는 쨉도 안 되것제마는 그래도 엔간헌 집 한채 택이나 되개 까대기를 지서 물 욱에다가 띵가 놨는디, 인자 한창 공사 중이라서 다 맹글아 진거는 아니라도 방 한 칸허고 칫간은 젤 몬춤 딜이 놨그마!

촌에 살라먼 엔간헌 거는 싹 다 이녁들 손으로 맹글아야 헝깨 옆옆에서 서로 잘 허는 일들을 거들아 주고 해서 지둥 세우고 따까리 쒸우고 바닥 깔먼 우선은 써 묵어 지는 겅깨 마침 아직질에 괴기도 많이 건지고 해서 묵고 놀자고 기벨 했다는디, 팔딱기리는 놈들을 성수님이 대강 손질 해 갖고 툼벅툼벅 설어 주는디, 강 욱에서 묵는 재미는 또 별나그마!

바람도 마침 살랑기리고 불어 중깨 더분 줄도 모르것고 술인지 물인지 묵어도 페가 안 낭깨 댓병 쐬주가 몇 통이 자뿌라 져도 한없이 들어 가그마!

실컷 묵고 놀다가 빠졌던 물이 들고 헝깨 한 그물 떤지로 간다고 인나는디, 배타기 겁나다는 각시랑 성수님을 이 때 아니먼 언재 이런 거 타 보것냐고 살살 달개 갖고 어장으로 가는디, 섬진강서는 젤로 잘 나간다는 200마력짜리 뽀트라 씨언허니 달리 중깨 기분 쥑이 주그마!

씨언허니 바람 쐬고는 강 가운데다가 배를 세우고 그물을 내리는디, 2~300m 정도 되는 놈을 닐이 놓코는 다시 배를 몰고 괴기들 놀래 단나다가 걸리라고 그물 놔 논 디를 한 바쿠 신나개 달린 뒤에 그물을 끄 올링깨 숭어랑 눈치랑 몽어랑 깔따구들이 깐닥깐닥 걸리 올라 오는그마!

 

물에서 금방 건지 올린 좋은 괴기가 있는디, 폼 잡고 상 채릴 거시 뭐 있당가? 기냥 맛난 초장이나 된장에 매분꼬치나 양파만 있쓰먼 더 이상 뭘 바랠 거 없제!

듬성듬성허니 썰어 논 괴기 덤벵이를 들깻잎에다가 푸짐허니 싸서 아구지에 밀어 여먼, 어메! 이리 달고 맛낸 괴기가 또 있쓰까 이~!

배지가 짜구가 나개 술이랑 괴기를 퍼 묵고도 또 밥 때 됬다고 매운탕 낋이 갖고 채리 내 농깨 숟구락 들고 달라 드는 거 보먼 참말로 사람 배지보다 더 큰 도적은 없쓸 거그마!

정심 때부터 벌린 판이 해가 떨어지고 밤은 짚어 가는디, 인자 술도 차고 배지도 창깨 노래가 나와야 구색이 제대로 맞아 들어 가는 거 아니당가?

시방 앉즌 자리서라먼 열흘을 묵어도 다 대 주껀디, 여그서 인나 뿔먼 닷시는 그만! 이람서 끄 땡기는 선주 성님 땜시 인나도 못 허고 잽히 앙것다가 어둑헌 연에 물물이 찾아드는 새손님들헌티 보돕시 자리 짓차 주고라도 날밤 안 새고 왔씅깨 시방 이 이약을 쓰제, 안 글고 찰박허니 앙것썼쓰먼 시방쯤 초상친다 소리 났쓰꺼그마!

 

암튼 섬진강 중에서도 젤로 통통헌 디다가 널찍허니 자리를 잡아 놓고 갱조개를 키우고 있는 이 어장은 갱벤에 솔낭구들도 좋고 널찍헌 짠드박도 있고 물놀이도 헐만허고 조개도 잡을 수 있는 딘디, 해나라도 누가 자고 가고 잡다던지 괴기 잡아 묵고 가고 잡은 사람은 찾아 오기만 허먼 시방 우리가 묵은 만큼은 해 주것다는디... 서로 안 미안허고로 도시서 회 묵는 정도 경비만 대라는그마!

올 여름 다 가기 전에 별난 디 찾아 댕기는 분들은 건석들을 모투던지 술꾼들을 모투던지 모타 갖고 여그 한 본 댕기가도 절대 손해 안 보꺼라고 나가 장담허는디, 염사 있쓰먼 http://cafe.daum.net/nongbuc 여그다가 살짝허니 귀띰만 해 주시먼 나가 복비 한개도 안 받고 다리 놔 드릴랑깨요.....  

 

출처 : 오지게 사는 촌놈
글쓴이 : nongbu 원글보기
메모 :

'여 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빛갈따랄 봄꽃여행  (0) 2006.04.18
거문도  (0) 2006.04.11
관매도  (0) 2006.04.11
담양 추월산  (0) 2006.03.17
담양 가마골  (0) 200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