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는 초밥을 말한다. 모두 안다구요? ㅋㅋ 죄송~
초밥은 언뜻보기에는 단순한 요리같지만 사실 잘하는 곳과 못하는 곳의 공력의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 초밥에 대해 오죽 할 얘기가 많았으면 미스터초밥왕이 27권으로, 2부인 전국대회편은 17권으로 나왔을까? (좀 관계가 없나????)
(오늘 왜 이러냐...)
초밥을 제대로 먹을려면 다찌에서 먹어야 한다. 그래야 재료의 맛에 따라 먹는 순서, 먹는
속도 등을 요리사가 조정하며, 즉석에서 초밥을 만들어주어 더욱 맛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부이촌동에서 초밥을 잘하는 기꾸(菊)는 간판에 한자로 국(菊)자만 써있다. 아무리
찾아봐도 '기꾸'라는 한글표기는 없다. 작지만 아담한 실내에는 웬지 모를 내공이 퍼져 나온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간 터라 다찌인 스시다이에 자리를 이미 세팅해놨다. 자리에 앉으니
자왕무시(계란찜)와 샐러드, 차가운 녹차가 나온다. 자왕무시는 안에 은행, 오징어 등이 들어있는데 쫄깃하게 씹히는 느낌이 좋다. 싹싹 긁어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앞으로 먹어줘야할 스시를 생각하며 적당히 남겨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샐러드도 약간 새콤베이스. 깔끔하다. 야채인데 몸에 좋은 것 아냐 하면서 열심히 먹어주는데
내심 걱정된다. 배가 꽉 차면 안되는데...
곧, 미소시루(된장국)도 나온다. 간간하고 구수한게 마음에 든다. 결국 두 그릇이나
먹었다.
왜 자꾸 배가 부를까 걱정하냐고 물으실까봐, 결론부터 말한다.
이날 먹은 스시가 총 22피스이다. 자왕무시, 샐러드, 마끼, 소바(또는 알밥)까지 합치면
26가지. 미소시루를 포함하면 27가지. 디저트인 메론을 합치면 28가지를 먹은 셈이다. 사실 메론도 크기가 크다.
아차, 마늘쫑 여러개와 고추 한개, 양배추 조금... 얘까지 포함하면 29가지. ㅋㅋㅋㅋ
녹차 포함하면 30가지. (마늘쫑친구들과 녹차는 좀 심한가?)
초밥에서 사용되는 회는 갓잡은 생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숙성을 시킨다. 여기 기꾸에서
사용된 모든 재료들은 선도 등 퀄리티가 무척 좋았다. 회 자체도 두툼하게 길게 썰어져서 원 재료의 맛을 더욱 살리게 한 듯
하다.
두툼한 이시다이(돌돔)을 제대로 씹히는 맛을 주었고,
참치중뱃살인 쥬도로는 촘촘하게 박힌 하얀지방 때문에 입안에서 사르르하는 녹는 느낌이 든다.
간장에 졸인 아까미(참치붉은살)는 짭쪼름한게 참치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아와비(전복)은 약간 딱딱하고 오돌돌한 부위와 부드러운 부위가 따로 따로 나왔다. 전복을
먹을 때는 괜히 몸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플라시보 효과..ㅋㅋㅋ
스즈끼(농어)와 가니(게), 아마에비(단새우)를 거쳐 도리가이(갈매기조개),
이카(오징어), 가와바시라(조개관자) 등을 계속 먹어준다. 일일이 설명하기 힘들다. 휴~
우니(성게알)는 그 자체에서 바다의 향이 그윽하게 느껴진다. 참치껍질에 있는 참치살을
갈아서 파와 함께 내주는 네기도로, 그리고 게장인 가니미소, 타코(문어), 시메사바(초고등어), 이쿠라(연어알)... 그리고 또 한번의 바다의
맛, 고노와다(해삼창자젓) 입 안에서 퍼지는 향긋함이 좋다.
가격이 비싸서 초밥으로 잘 안쓰인다는 거대한 크기의 코끼리조개 미루가이와 마지막초밥으로
내어준 것은 바로 우나기(장어).
마끼에는 아보카도가 살짝 모습을 비치는데, 나는 도무지 먹을 수가 없었다. 일행은 기본으로
나오는 소바를. 나는 소바 대신에 알밥을 주문했다. 사실 배가 넘 불러, 알밥이 들어갈까했는데....
결국, 싹싹 긁어서 다 먹었다. 여기 우동보다는 알밥이 훨 맛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사진에 보이는 메론. 저 3조각이 일인당 배정된 것이다...^^;; 저 3조각까지 다~ 먹어야 모든 식사가 종료되는
것이다.
기꾸에서의 점심은 한 편의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가끔, 스시가 생각날
때 여기 기꾸의 다찌에 앉아있을 듯 하다.
가격 35,000원
전화 794-8584
위치 금강아산병원 건너. 지하차도 유턴하는 곳에 위치.
주차가능(발렛파킹)
쭌의 맛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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