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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꼬막 먹기

나랑께 2007. 11. 16. 08:35
 벌교 꼬막철이다. 겨울철 칼바람이 일 때 벌교 앞 너른 뻘밭에서 나오는 꼬막이 생각난다. 얼굴이 얼어터지게 추운 날 동네 아줌마들이 뻘배를 타고 나가 캐온다. 추운 뻘밭에서 살이 차야 `간간하고 잘깃잘깃 씹힐 맛 있고 배릿한’ 꼬막맛이 든다.
 꼬막은 새꼬막과 참꼬막이 있는데, 골이 거의 없이 매끈매끈하고 잔털이 송송 난 것이 새꼬막이고, 털은 없고 골이 깊게 파인 것이 참꼬막이다. 벌교꼬막은 참꼬막이다. 맛이 더 진한 참꼬막을 더 쳐준다. 꼬막은 대개 삶아먹거나 양념장을 찍어먹는다. 이 때 삶는 요령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진다.
 꼬막 좋아하는 이들의 `나만의 꼬막 삶기’를 들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꼬막정식을 먹을 수 있는 `푸른바다’(주인 고재철) 꼬막 삶는 법을 보면, 일단 꼬막이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끓이다 기포가 생겼을 때(푸른바다 주인의 말로는 이 때가 섭씨 80~85도 정도) 꼬막을 넣는다. 왔다갔다 휘젓지 않고 한쪽 방향으로만 저으면서 한 3분정도 더 삶다 불을 끈다. 뜨거운 물에서 건져내기 전에 꼬막을 까보면 몸체는 하나도 졸아들지 않고 윤기가 잘잘 흐른다. 건져내면 된다.
 이렇게 삶는 법과 달리, 팔팔 끓는 물에 꼬막을 넣고 즉시 불을 끈다. 뚜껑을 닫은 채 4~5분정도 그대로 둔다. 시간이 지나 꺼내서 까보면 마찬가지로 먹기좋게 꼬막이 삶아져 있다.
 `푸른바다’의 꼬막정식은 삶은꼬막, 꼬막전, 꼬막무침, 꼬막조림, 꼬막탕 다섯가지로 차려진다. 꼬막 산지에서처럼 푸짐한 맛을 기대하면 안될 일. 그러나 전이든 탕이든 부족하다 싶으면, 얘기만 하면 더 준다는 주인의 말이다. 화순 사는 어머니께서 된장 고추장 깻잎지 김치 등 밑반찬을 다 만들어 대주신다. 특히 꼬막무침에 쓰는 장은 삼삼한 깻묵장으로, 꼬막맛이 살아있게 양념했다.
 꼬막정식 말고도 꼬막비빔밥이 있다. 매실로 식초를 만들어 초장을 만든다.
▲차림: 꼬막정식 1만원, 꼬막비빔밥 5000원
▲주소: 동구 용산동 283번지(무등중 버스승강장, 소태역 2번 출구)  ▲전화: 234-8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