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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낙지와 달리 싱싱한 낙지 살작 데친 것의 그 탱글탱글한 맛을
아시는가? |
ⓒ 함인호 | 무안낙지의 첫 번째
특징은 ‘힘’이란다. 힘이 좋다는 말이다. 그 한 예. 지인이 무안에서 낙지를 택배로 배달받았다. 낙지철이 돼 고향친구가 무안낙지를 선물로
보낸 것이다. 어디 무안낙지인지 보자, 하며 어머니가 도마를 가져오신다. 그리곤 낙지 한 마리를 도마 위에 탁 내려치신 후 낙지를 들어
올렸더니, 도마째 따라 올라온다. 어머니 하시는 말씀, “아야, 진짜 무안 낙지다.” 택배로 보내온 이 낙지 집을 찾아
나섰다. 무안터미널 옆에 있는 낙지골목에 있는 향림횟집.(주인 정명순) 20년 가까이 낙지를 취급하고 있다. 이 동네는 어느
식당이라도 무안낙지를 쓰고 있다 한다. 상인들이 자체적으로 규약을 정해 놓고 지키고 있기 때문.
주인에게 무안낙지의 첫 번째 특성을
물었더니, 두말 할 것 없이 ‘힘’이라 한다. 조금 엽기적이지만, 산낙지를 손질하다 보면 들러붙은 낙지 떼어 낼 때 피부도 함께 벗겨져 손등에서
피가 찍찍 흐르는 때가 자주 있단다. 그렇다면 무안낙지를 다른 지역 낙지와 구분하는 방법은? 우선 물에서 낙지를 꺼내도 낙지가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특히 낙지 배의 하얀 부분이 그대로 있다.(다른 지역 낙지는 점점 회색으로 변한단다.) 그리고 다리가 길다. 맛으로는 부드럽고
고소하다. 세발낙지와 낙지비빔밥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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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에게 무안낙지의 첫 번째 특징을 물었더니, 두말 할 것 없이 '힘'이라
한다. |
ⓒ 함인호 |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꿰어 통째로 먹기로 했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서양인들이 가장 엽기적인 장면으로 꼽았다는 세발낙지 산 채로 먹는 그 장면. 낙지가
무거운 사기그릇을 들썩들썩 거리면서 발을 떼 놓지 않는다. ‘우두둑’ 빨판 떨어지는 소리가 거세다. 세발낙지는 통째로 먹기 전에 손으로
다리들을 쭉쭉 훑어서 낙지의 힘을 조금 빼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납게 얼굴 이곳저곳에 쫘악 달라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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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인호 | 머리부터 잘근잘근 씹을
다음에 다리까지 넣어서 꼭꼭꼭 잘 씹어준다. 부드럽고 고소하다. 톡톡톡 달궈진 돌솥에서 양념들 튀는 소리. 돌솥비빔밥이다. 재료들은
익혔는데, 낙지는 산낙지를 다져서 가져왔다. 뜨거운 그릇에서 그대로 비비면 물 없이 살짝 데친 낙지가 된다. 산낙지와 달리 싱싱한 낙지 살짝
데친 것의 그 탱글탱글한 맛을 아시는가? 거기에 땅속 항아리에 묻어뒀다 내오는 묵은지며, 이집 주인의 손맛이 밴 밑반찬들이 나무랄 것이
없다. 주인은 한사코 맛있는 집에 소개되는 것을 꺼려했다. 왜냐고? “지금도 좁은 집에 손님들이 많이 찾아온다.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고
있으면 마음이 바빠서 음식 만드는 것이 거칠어지고, 그러면 손님들 만족도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알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만 정성들이고 싶다”는
이유. 덤으로 기절낙지에 대한 정보. ‘기절낙지’는 낙지의 제 맛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맞지 않은 것 같다. “낙지를 거품이 날 때까지 박박
문질러대면 낙지가 힘이 없어져요. 기절하지요. 지 몸에 있는 것을 겉으로 다 내 뱉어 버리는데, 얼마나 맛있겠어요. 함께 나오는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지요.”살아있는 낙지를 먹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마땅할 듯.
▲차림(가격): 산낙지 한접시 2만원, 연포탕 1만원, 낙지비빔밥 1만원(낙지가 많이 나오는 철에는 낙지 양이
많고, 적게 나올 때는 양이 조금 적어진다.) ▲주소: 무안군 무안읍 무안터미널 뒤 ▲전화:
061-453-20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