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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동호리 호수가든의 "바지락죽"

나랑께 2006. 4. 13. 10:08

ⓒ 함인호

툭 트인 서해바다다. 고창 동호바다 황홀한 노을을 보고 되돌아 나오는 길 작은 사거리에 ‘바지락죽’ 안내판이 눈에 띈다. “먹고 가자!” 만장일치. ‘식후경(食後景)’이 아니라 ‘경후식(景後食)’인 셈.
바지락 듬뿍, 당근 파 함께 넣어 쑨 죽이다. 바지락죽 맛 차지고 고소하고 ‘찐’하고, 묵은 젓갈 맛 좋고, 김치 삼삼하고…. 이만하면 눈요기 만점 먹을 거리 만점 200점 만점 여행이다. 
고창에서는 바지락죽으로 유명한 석정온천 바지락죽집을 ‘호수가든’네 아들 부부(윤하옥·김정숙)가 운영하고 있다. 호수가든을 13년째 운영해 온 김금순(74)씨는 텃밭에서 약 안치고 키운 야채들을 손님들 밥상에 올리고 있다. 어머니의 손맛과 노고로 차린 밥상인 셈이다. 바지락은 인근 하전갯벌에서 가져온다. ‘봄 조개’라는 말이 있듯이 4, 5, 6월에 나오는 바지락이 가장 통통하고 맛있다. 그래서 여름철에서는 봄 조개를 급랭시켜서 쓰고 있다.

ⓒ 함인호
바지락죽을 쑤기 위해서는 우선 쌀을 불리고, 이 불린 쌀을 참기름으로 볶아서 물을 붓는다. 한소끔 끓으면 바지락과 야채를 넣어서 다시 한번 끓이고 파 팽이버섯 당근 등을 쫑쫑 썰어서 넣고 소금으로 간 맞춘다. 이 때 쓰는 소금은 삼양사 천일염.
죽 한 숟가락 뜨면 바지락 반 쌀 반이다. 고소하고 보들보들하다. 흔히 죽은 환자용으로 씹을 맛이 없다 하나 바지락 덕분에 ‘짱짱한 죽맛’을 느낄 수 있다. 죽 숟가락 위에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보드라운 열무김치 한 젓가락 올려서 먹으면 ‘왔다’이다. 이것저것 속젓 갈아서 담가 내놓은 잡젓, 묵은지, 엉덩이 들썩 거릴 정도로 매운 청양고추 등이 밑반찬으로 나온다.
청양고추 송송 썰어 얼큰한 바지락 해장국도 인기.

▲차림표(가격): 바지락 해장국 5000원, 바지락죽 7000원, 바지락전골 2만5000·3만원
▲주소: 고창군 해리면 동호리 삼양사앞
▲전화: 063-563-5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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