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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새수궁가든 "참게장"

나랑께 2006. 4. 13. 10:11

▲ 참게장
ⓒ 전라도닷컴

참게는 찬이슬이 내릴 무렵이 가장 맛있다.
이때 알이 밴 참게가 산란하기 위해 강 하류로 내려간다. 참게가 내려오는 길목을 쑤게(통바리)로 막는다. 군데군데 놔둔 통 속으로 게가 들어온다. 옛날에는 수수다발을 새끼줄로 꿰서 길목에 늘어뜨려 놓았단다. 그러면 게가 수수를 먹기 위해 몰려든다. 이것을 한밤중에 나가서 잡아온다. 몰려든 게가 어찌나 많았던지 ‘지심 맨다’고 표현했을 정도였단다.
알밴 참게는 황소가 밟아도 등짝이 깨지지 않을 정도로 껍질이 단단하고 맛있다 한다. 그래서 이 참게로 참게장을 담근다.

섬진강 압록은 메기매운탕과 은어 참게장으로 유명하다. 음식점 역사로 치면 1세대라 할 수 있는 70∼80대 할머니층은 이제 모두 퇴역했다.
이제 그 자식들이 뒤를 이어받아 섬진강 맛을 잇고 있다. 그 2세대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새수궁가든’주인 김혜숙(47)씨는 결혼해서부터 지금까지 24년 동안 참게장을 담그고 있다. 친정어머니가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담근 참게장 역사까지 합치면 훨씬 그 역사가 길다.

옛날에는 조선장으로만 참게장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너무 짜다고 하니 사람들 입맛 따라 조금 덜 짜게 담근다고 한다.
흔히 얘기하는 ‘소고기 먹은 참게장’의 진상은 이렇다.
우선 참게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게를 자배기에 넣고 게가 잠길 만큼 물을 가득 붓는다. 그러면 품고 있던 흙들을 뿜어내는데 이때 두부나 선지, 혹은 소고기를 잘게 잘라서 함께 넣어주면 게는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 잘 먹는단다. 이때 먹는 것이 전부 살이 되어 게살이 풍부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식당에서 손님상에 올려놓기에는 소고기 먹인 참게는 값이 비싸기 때문에 실제 구경하기는 어렵고 집집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새수궁가든에서는 새송이버섯과 무를 먹인 참게장 맛을 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참게장 담그기에 들어간다. 깨끗이 씻은 게를 그릇에 넣고 장을 붓는다. 하룻밤 재웠다가 그 장국을 따로 부어서 끓인다. 끓인 장국을 완전히 식힌 후 다시 게에 붓는다. 4∼5일 정도 지난 후에 장국을 따로 부어서 다시 끓인다. 식혀서 다시 붓고 또 4∼5일 후에 다시 끓인다. 이렇게 끓이고 식혀서 붓기를 8∼9차례 하면 한 달 열흘 정도 걸린다. 마지막 장국을 끓일 때는 엿물 조금(단맛을 좋아할 경우), 양파, 굵직굵직한 대파, 표고버섯 등을 넣어 낸 다싯물을 함께 끓인다.

만드는 과정이 다 끝난 참게장 자배기를 그늘진 곳에서 얼마간 숙성시킨다. 숙성이 다 되어 먹을 때쯤은 대개 양력 설 때부터이다. 이때 먹기 시작해서 음력설 때까지 먹어야지 음력설이 넘어가면 맛이 간다고 한다(그러나 요즘에는 냉장냉동시설이 좋아서 일년 내내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다).

▲ 참게장 밥상
ⓒ 전라도닷컴

참게장 밥상이 차려졌다. 겨울철 별미인 빙어튀김, 검은빛 도는 참게장과 보글보글 끓고 있는 메기탕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참게장에 밥 비벼서 먹다보면, 다른 반찬 먹을 새가 없다. 참게장은 ‘밥도둑’이라는 말이 왜 붙었는지 실감한다. 게딱지에 밥 한술 넣어서 비벼 먹고 게발 오도독 씹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짭쪼름하면서 뒤끝은 달큼하다.

강바람에 말린 무청 시래기를 넣고 집에서 담근 된장으로 간을 맞추고 들깻물을 넣어서 끓인 메기탕도 맛있다.
▲차림표: 참게장 1인분 1만원(2인분 이상 주문), 메기탕 소 2만원, 중 2만5000원, 대 3만원
▲주소: 곡성군 압록유원지 입구
▲전화: 061-362-8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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