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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입구 정읍식당 산채백반

나랑께 2006. 4. 13. 10:47
[맛있는 집 소문난 집] 장성 백양사 입구 정읍식당 -30년 전통 산채식당 명성 ‘그대로’


 





겨울의 끝자락인 꽃샘추위를 뿌리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얼까.
봄나물을 양껏 내놓을만한 식당을 찾는 것이 나을성 싶다는게 주위의 얘기.
그것도 일단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야 된다는 것.
서울 방향 고속도로를 한 숨 쉴 정도 달렸다. 장성 백양사 톨게이트를 빠져나왔다.
꽃 순(筍)을 외투에 감춘 수십년생 벚나무들이 수줍은 듯 얼굴을 돌리면서 ‘왜 벌써 오느냐’며 트집이다. 4월10일은 돼야 하얀 봄 옷을 맘껏 뽐낼수 있다는 것일 게다.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산채 명가 ‘정읍식당’(대표·정상만)을 찾았다. 백양사 입구 첫번째 집이다.
산채 전문식당답게 식사와 안주, 별미류 등으로 손님들을 맞는다.
식사류에는 정읍식당의 자랑인 특정식과 산채정식, 산채비빔밥, 멧돼지 구이가, 안주류로는 더덕구이를 비롯해 더덕무침, 버섯전골, 버섯볶음, 낙지볶음 등이, 별미류로는 순도토리묵과 빈대떡, 파전이 있다.

식사를 하다 흥이 차면 찹쌀동동주나 복분자주, 더덕주를 주문할 수 있다.

식탁에 오른 것은 특정식.

찬(饌) 가짓수만 서른가지에 이르러 아줌마들이 든 찬쟁반이 휠 정도다. 두번이나 날랐다. 아줌마는 혹 떨어질까 조바심을 내는 손님의 마음은 아랑곳 않는다.
펼쳐진 음식이 너무 많아 어느 것부터 손댈지 고민이다.
먼 길 찾아온 덕에 무우생채동치미로 우선 속부터 풀었다.

다음은 봄나물.
특유의 향이 나는 취나물이 생나물과 무침 두 가지로 나왔다.
예로부터 두통을 다스릴 정도로 몸에 이롭다는 취나물.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한의사들은 전한다. 때문에 나물로 먹거나 달여 마시고 가루로 빻아 먹으면 좋다.

생나물은 향긋하다. 지난 봄 그늘에서 말린뒤 내논 취나물 무침은 담백하다. 깔깔하던 입안이 정갈해진다.
춘곤증에 허덕이던 도시 나그네를 유혹하기엔 그만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겁다는 눈꺼풀이 올라간다.

두릅도 생으로 나왔다.
쌉쌀한 맛이 입맛을 더욱 돋운다. 두릅은 독이 없어 어린 순이면 그냥 먹어도 상관없다. 두릅은 위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 위경련·위궤양에 좋고 장기간 먹으면 위암까지 예방해준다. 특히 혈당 강하작용이 있어 당뇨환자에게도 효험이 있으며 정신을 맑게 해주는 성분이 있어 샐러리맨과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도 좋다.

이어 겉절이로 나온 참나물과 돈나물, 치커리, 토란나물.
참나물은 향이 진하고 돈나물은 빠질수 없다며 자리 한 켠을 잡고 있다.

아삭아삭 신선한 양파와 함께 버무린 치커리와 토란나물은 봄의 전령사다.

새송이버섯과 표고버섯은 영양이 달아나지 않게 살짝 데쳐 내왔다.

여기에 직접 담근 열무와 배추, 돌산갓김치가 붉디붉은 색감을 선뵌다.

산기슭 식당이라고 싱싱한 해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먹음직스런 굴과 홍어회, 꼬막, 조기구이, 낚지볶음, 파래무침, 우렁이무침, 오징어볶음, 멸치 볶음, 데친 쭈꾸미가 식욕을 돋운다.

장성의 땅 기운을 받아 자란 더덕은 무침이다. 고유의 씹히는 맛에 매콤함이 코속에 전해온다.

속을 든든하게 해주는 된장국과 술을 곁들인 손님을 위해 콩나물해장국을 전문점 못지않게 내놓는다.

안주인 김이순씨(62)는 “관광지다 보니 자칫 소홀할수 있으나 전국에서 찾아온 손님들의 입맛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 식당에서 15년째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정오순씨는 “봄이 완연해지면 더욱 맛깔난 토란나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다이어트로도 효과가 있다는 죽순나물 등이 나온다”며 다시 찾아 달란다.

식사후 뽕잎차와 녹차를 섞어 끓인 정읍식당만의 명품차가 나온다.
뽕잎향이 입안을 감돈다. 평소 식수로 먹으면 당뇨병 등 소갈(消渴)에도 효과가 있다는게 김씨의 설명.
내친 김에 두어잔 더 마셨다.

정읍식당 특정식은 1인분 기준 1만2천원, 산채정식은 1만원, 산채비빔밥은 6천원이다. 안주감인 더덕구이와 더덕무침은 각각 2만원.

(예약, 061-392-7427, 9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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