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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남 나주@ 천 년 목사고을, 나주③ 영산포 홍어의 거리

나랑께 2007. 10. 8. 10:12
[전남] 천 년 목사고을, 나주③ 영산포 홍어의 거리

Day 2 한라봉 농장 - 나주읍성 - 홍어의 거리 - 복암리 고분군 - 금성산 전망대 - 나대용 생가
editor 김영주 photographer 현일수

1,000년 동안이나 전라도의 목으로 자리를 지켜온 나주, 고고한 문화 유산과 더불어 영산강과 기름진 벌판에서 나오는 값진 물산이 넘쳐난다.

홍어는 一 코, 二 거시기?

영산강을 무대로 발전한 영산포(永山浦)는 나주읍성과 전혀 다른 맛을 풍기는 도시다. 전라도 내륙 깊숙이 자리한 나주 벌판에 어떻게 포구가 생겨났는지, 그리고 그곳이 어떻게 삭힌 홍어의 원산지가 됐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곧 영산포의 역사가 된다.

영산포는 목포 앞바다에서 내륙으로 수백 리 길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고려 말에 왜구의 침탈을 못 이긴 흑산도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주해 영산현(永山懸)을 설치한다. 그후로 강의 이름도 영산강, 나루의 이름도 영산포라 했다. 어부들이 흑산도에서 잡은 홍어를 영산포까지 싣고 들어오면서 대부분의 고기는 썩어 못 먹게 됐는데, 삭힌 홍어는 탈도 없고 맛도 좋아 영산포의 별미로 자리 잡게 된다.

영산다리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하면, 강둑에 ‘홍어의 거리’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스무 곳이 넘는 홍어 도매상과 식당이 즐비하다. 초입에 있는 ‘선창홍어’ 박연지 씨는 칠레산 홍어를 저온 냉장실에서 발효시킨다. 약 8℃의 온도에서 겨울에는 10일, 여름엔 7일 정도 항아리에 담아 삭히는데,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가장 적당한 때에 파는 게 비결이다.

“옛날 어른들 말로 홍어 맛은 ‘일 코, 이 날개’라고 하지라. 홍어 중에서도 코가 젤 톡 쏜께. 날개는 씹는 맛이 좋고. 삭히기 전에도 코(홍어의 앞부분)가 빨간 놈이 선도가 좋은 놈이고, 삭힌 다음에도 코가 빨갛게 익어야 맛이 좋아라.”

‘홍어 1번지’는 이 거리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다. 도매업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데, 삼합과 홍어애국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특히 이곳에서는 ‘홍어 거시기’를 맛볼 수 있다. 전라도 속담 중에 ‘만만한 게 홍어 X’라는 말이 있는데, 홍어의 거시기가 그물에 걸려 조업하기 성가시고 맛도 없어 그 즉시  잘라버렸다는 데서 유래한다. 그러나 홍어 1번지 식당에서 나오는  홍어 거시기 맛은 ‘코’ 못잖은 별미다. 먹기 좋게 썰어놓은 홍어 거시기는 소의 꼬리뼈를 단면으로 잘라놓은 것 같은데, 연하디 연해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흔히 흑산도 홍어를 뺀 나머지 홍어가 모두 칠레산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국내 홍어 유통량(약 5,000t)의 15% 정도만이 칠레산이다. 나머지는 캘리포니아, 아르헨티나, 포클랜드, 우루과이 등에서 수입된다. 우리 입맛에 맞는 흑산도 홍어(참홍어)와 흡사한 맛이 칠레산이다. 영산포 홍어 도매상들은 칠레산 중에서도 중부와 북부 해안에서 잡힌 물 좋은 홍어를 엄선해 삭힌다. 흑산도 참홍어를 목포에 빼앗긴 영산포가 다시 삭힌 홍어로 명성을 얻게 된 것도 이러한 자구 노력의 결과다.
“칠레산 홍어는  맛이 없다고들 하는데, 몰 모르고 하는 소리여. 외국산이라도 홍어마다 각각 맛이 다르고, 같은 칠레산끼리도 맛이 달러!” 홍어 전문가들의  말이다.

Travel Point

나주 시내로 내려가는 길에 한라봉 농장에 들르면 좋다. 나주는 1000년 목사 고을 이전의 삼한시대에는 불미지국(不彌之國)으로 불렸으며, 그보다 먼저 구석기시대에 문화를 꽃피웠던 곳이다. 나주의 대표 고분인 복암리 고분군에 가면 드넓게 펼쳐진 나주의 보리밭 한가운데에 네 개의 커다란 봉분이 있다.

나주 향교 뒤편의 다보사 가는 길로 올라가면 금성산(성)을 바라보는 전망대가 있다. 30분 산책길로 맞춤인 곳이다. 다보사 건너편 금성산 자락 노안면 오룡리에는 요즘 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거북선을 건조한 독특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나대용 장군의 생가가 있다. 숙박은 다도호에 있는 금어마을을 추천한다.
●금어마을 061-337-8859, 민박 8만~10만원
●나주시청 문화관광과 061-330-7892

2005.03.14 15:13 입력 / 2005.12.12 12:31 수정

출처 : 길 가는 수레
글쓴이 : 산나그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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