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음식점

영월의 장릉 보리밥집

나랑께 2007. 11. 8. 09:07
장릉보리밥 | 한식
강원 영월군 영월읍 영흥8리
033-374-3986
강원 영월군 영월읍 영흥8리
주차가능
365일 연중무휴. 아침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강원도 내륙 깊숙한 영월 장릉은 단종의 애환이 담긴 역사의 무덤이다. 짙은 송림을 두루고 앉아 멀리 태백의 늠늠한 산줄기들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장엄하고 변화무쌍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런저런 사연들이 많고 경관도 뛰어나 사계절 찾아오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도 장릉 주변에는 유일하게 나붙은 밥집의 간판이 바로 장릉보리밥 한 집 뿐이었다. 문을 연지가 올해로 28년, 장릉 일원에서는 물론 가장 오랜 내력을 지녔고 영월군내에서도 이처럼 꾸준히 맥을 이어오는 집이 없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보리밥전문집으로는 전국에서도 원조집이나 다름 없을거라고 자부한다.

장릉보리밥은 이같은 내력과 함께 보리밥은 물론 따라나오는 찬들이 남다르다. 그래서 영월읍내 기관장들이나 가정집에서도 꼭 대접을 해야할 외지 손님이 찾아오면 으레껏 이곳으로 모신다는 것이다.
주인 신용이(67세)씨는 17세 되던해 이 곳으로 출가해와 6.25전쟁 등을 겪으며 갖은 고생끝에 두부와 메밀묵을 빚어 팔기도 하고, 된장찌개에 보리밥을 곁들여 내기도 했는데 특히 보리밥은 한 번 맛을 본 손님들이 그 맛을 못 잊어 하더라는 것이다.
영월 땅은 원래 보리가 나지 않는 고장이어서 그 때나 지금이나 멀리 경상도 밀양이나 청도 보리쌀을 골라다 쓴다는데, 우선은 토종 밀양보리쌀이 찰지고 맛이 있기 때문이고 그 다음이 밥짓는 솜씨라고 한다.
밥을 지을 때 보리쌀을 여러 차례 빡빡 으깨며 맑은 물이 나도록 씻어 삶아놓았다가 밥을 지을 때도 먼저 큼직한 감자를 몇개 밥솥에 넣고 감자가 푹 무를 즈음에 삶은 보리쌀과 쌀을 얹는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큼직한 무쇠솥에 장작을 때고 뜸을 푹 들여놓은 보리밥은 보리냄새가 전혀 없이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이 누구의 입맛이든 첫 술에 사로잡고 만다는 것이다.
꼭 따라나오는 된장찌개도 직접 메주를 쑤어 된장을 1~2년씩 묵혀놓고 차례로 꺼내 쓴다는데 두부와 감자, 애호박, 풋고추 등 별다른 것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칼칼하면서 개운하게 입에 붙은 맛이 가히 일미다.